좋아하던 작가의 그림체와 AI가 재현한 유사 이미지. 또는 타임라인 스크롤 중 멈춘 순간
EP 4 2026.04

묘한 기분

좋아하는 작가가 있었는데, 타임라인에 그 작가랑 비슷한 그림이 올라오더라고요. "새 그림 올렸나?" 했는데 AI로 만든 거였습니다. 조금 비슷한 게 아니라 뭐지? 싶을정도로 비슷했습니다.

기분이 묘했어요.

타임라인에서 본 익숙한 그림체. AI가 재현한 누군가의 스타일.

좋아했던 작품들의 2차 창작

저는 올드 오타쿠입니다. 원래 마이너한 작품을 좋아하는 편이었습니다.

올드 오타쿠라면 경험해봤을 겁니다. 좋아했던 작품의 2차 창작이 점점 줄어드는 것.

메이저 작품이라도 시간이 지나면 창작자들이 떠납니다. 마이너 작품은 더 빠릅니다. pixiv에서 검색해도 새 그림이 안 나오고, 동인지도 더 이상 안 나오고.

좋아했던 캐릭터의 새 그림을 볼 수 없다는 건 생각보다 허전한 일입니다. 같은 경험 있는 분들은 공감하실 겁니다.

너무 좋아하지만 아무도 더 이상 안 그려주는 캐릭터.
그런 캐릭터가 하나쯤은 있지 않나요.
404 — 이미지를 찾을 수 없습니다. 사라진 팬덤을 상징하는 이미지.

솔직히 꽤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AI로 그런 캐릭터들의 그림을 생성할 수 있다는 건 꽤 마음에 들었습니다. 솔직히.

텍스트 생성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무도 안 쓰는 작품의 SS를 읽을 수 있다는 것. 사라졌던 팬덤이 잠깐이라도 돌아오는 느낌이었습니다.

이건 꽤나 순기능 아닌가? 싶기도 했구요.


양쪽 다 사실이다

좋아하는 작가의 스타일이 무단으로 재현되는 건 싫습니다. 근데 사라진 것들이 돌아오는 건 반갑습니다.

이 두 감정이 동시에 존재합니다.

어느 쪽이 옳은 건지 아직도 모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