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모로 하고싶었던 것
좋아하고, 많이 배운 게임들이 있습니다.
The Stanley Parable. 두근두근 문예부. 토토노.
전부 제가 정말 좋아하고 리스펙하는 작품들입니다. 게임이 게임 자체를 의식하고, 플레이어를 직접 바라보는 구조. 메타픽션 오타쿠로써 언젠가 꼭 이런 게임을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놀이로써의 게임도 좋지만 제작자로써 플레이어들과 함께 노는듯한, 함께 놀고나서는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그런 게임을 좋아하거든요.
본편의 축소판이 아닌 것
The Stanley Parable의 데모를 좋아합니다. 본편과 전혀 다른 별개의 작품이었고, 데모라는 형식 자체를 메타적으로 다루었죠. 그 접근을 흉내 내고 싶었다기보다, 그 이야기하는 방법에 큰 영향을 받았습니다.
EULA의 데모도 그렇게 만들고 싶었습니다. 스탠리 패러블이 보여준 것처럼, 형식 자체를 메시지로 삼을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상한 미연시로 시작한다
데모는 조금은 어설퍼 보이긴 하지만 평범한 미연시처럼 시작합니다. 전학생, 우연한 만남, 호감도 표시. 장르 클리셰가 과장되어 있습니다.
그림은 조악합니다. 그림판 수준. "이 게임 뭔가 이상한데?" 그 위화감이 쌓입니다.
그러다 화면이 줌아웃됩니다. 방금까지 플레이하던 게임이 모니터 안에 들어있고, 모니터 앞에는 그 게임을 만들고 있는 개발자가 있습니다.
"조악하더라도 내 그림으로 발매해야... 하지만 그게 진짜 맞는건가?"
창작자로서의 시도
데모를 만들면서 가장 재미있었던 건 형식 자체를 가지고 노는 것이었습니다.
앞서 언급한 선배 게임들이 다른 방식으로 새로운 경험을 제공했듯, 이 데모도 단순한 맛보기가 아닌 다른 경험을 제공하고 싶었습니다.
잘 됐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만드는 동안은 정말 즐거웠어요.